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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너무 젊어보이더니 - 계약의 당사자 능력(Capacity)

  • 작성자 사진: Gooya Yo
    Gooya Yo
  • 2월 9일
  • 3분 분량

계약을 체결하는 것,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에는 많은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사업자들에게는 이미 이러한 절차가 체화되어 크게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사업 초기의 Start-up이나 개인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일일이 검토하지 않으면 나중에 불상사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건을 제조하고 홍보를 하고 거래선을 찾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기쁜 마음에 앞으로 사업번창의 희망에 부풀어 오를 즈음, 거래 자체가 없던 걸로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계약의 약인(Consideration)의 불법성 또는 사회 미풍양속 반하는 경우도 계약을 무효화하는 요인이다.

이번에는 계약 당사자의 계약 체결 능력(Capacity)과 관련하여 살펴보자.

교재 출판업을 운영하는 수진은 이미 교육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친구 민혜와 만나 커피숍에서 담소 중이다. 친구로서 오랫동안 보지 못했기에 그간의 근황이며 신변잡기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 둘은 저녁을 함께 먹기 위해 근처 식당으로 2차를 가게 되었다.


반주를 곁들이며 분위기가 무르익어 민혜의 마음이 열렸을 즈음, 수진은 민혜에게 교재 납품에 대한 의향을 물어본다.

둘 간의 우정과 수진이라는 친구의 야무짐을 알기에 민혜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다.



수진은 이참에 준비해온 교재 납품 계약서를 조심스레 내밀며, 친구로서 최고의 조건에 납품을 해줄 테니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계약을 체결하자고 종용한다. 그 자리에서 계약이 체결되고 수진은 앞으로 사업의 물고가 트여 기쁜 마음으로 친구와 헤어진다.


다음날 아침 수진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와있다.

'미안해, 어제 그 교재 납품 건 없던 걸로 하자.'

라고 민혜로부터 문자가 와있다.

'친구지간인데 원한다면 없던 걸로 할까?'

'아~ 이건은 정말 중요한데, 이미 계약도 체결되었으니

그럴 수는 없다고 할까?'


계약은 계약이니 없던 걸로 할 수 없다고 할 경우 수진은 얼마간의 승산이 있을까?

아쉽지만 민혜의 의사대로 없던 것으로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골치를 더는 것이다.

왜일까?

수진과 민혜 모두 자기 사업을 운영할 정도로 명민한 사람들이고, 교재의 납품과 대금 지불이라고 하는 분명한

약인(Consideration)을 가지고 서명하였으니,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는가?

곁들인 반주에 의해 수진은 좋은 분위기에서 사업 이야기가 오갔고 서로 다 정확한 의사에 의해 거래가 성사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민혜의 경우 중요한 사업 거래를 두고, 자신이 이미 술에 취해 명료한 판단을 할 수 없어, 계약 당사자 능력을 상실한 채, 계약이 체결되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판단 능력을 상실할 만큼 만취 상태였는가에 대한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수진이 여기에서 물러서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친구 잃고, 시간 잃고 돈까지 잃을 확률이 높다.

알코올이 들어간 자리에서 계약서를 내밀었던 자신을 탓해야 한다. 어떤 사심이 있었건, 무지에 의한 것이건, 계약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그릇된 판단이었다.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지양해야 하는 행동이었다.


농기계를 제작하는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영희는 국내뿐만 아니라, 판로를 해외에도 확장하여 매출을 신장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영업 담당자들은 부지런히 세계 각국의 농장주들을 contact 하고 제품 catalog를 보내는 등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었다. 영업부 김대리가 영희에게 발굴한 해외 거래처에 대해 briefing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농업법인입니다. 대단위 채소 농장을 경영함에 있어 저희가 제작하는 육묘 기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이 성사되면 미국 서부에 위치한 유사 농업법인을 상대로 지속적인 마케팅과 판로 개척을 하는데 좋은 momentum이 될 것입니다.'


'해당 법인의 사업 현황과 기업 보고서, 재정현황을 정확하게 살펴보았나요?'

'예, 설립연도, 매출현황, 기업 보고서 등 모든 부분을 확인했습니다. 재정상태 등 모든 부문에서 거래에 문제가 없을 만큼 양호합니다.'

'그쪽 담당자와 제가 한번 영상회의를 하고 결정하겠습니다.'

Zoom을 통해 참가한 Patrick은 본인을 농장 소유주의 차남이라고 소개하며, 농장의 경영과 농자재 구매 관련 일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활기차고 씩씩한 모습 그리고 농장의 운영 상황에 대해 침착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신뢰가 갔다. 패트릭은 해당 법인 등기부에 이사로 등록이 되어있다고 법인등기증에 있는 본인 이름을 확인 시켜주었다.


영희의 승인으로 납품계약 (Supply Agreement)이 체결되었다. 생산라인을 3교대로 다시 꾸리고 제품 원자재에 대해 추가 주문을 발주하고 분주해졌다.

일주일 후, 납품을 받기로 한 농장에서 거래 취소의 통보가 날아왔다.

'CEO 이자 농장 소유주인 David가 Patrick이 단독으로 결정하여 본건 구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아직 미성년인 관계로 해당 계약이 무효이며 따라서 본 거래를 취소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당황한 김대리의 보고를 영희가 단호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누구의 책임인가?

최종 결정을 한 영희의 책임이다. Zoom에서 만난 Patrick의 씩씩한 모습에 신뢰를 주었지만, 젊은 그의 모습에 혹시미성년자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부분은 간과한 것이다.


페트릭이 법인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고 법인의 재정상태, 기업 보고서가 양호하다고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친 것이다.

대부분 미국 주(state) 들에서 미성년자의 이사, 경영인, 설립인이 될 수 있는 권한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함에 미성년자의 결정은 이를 취소할 수 있기에 계약 상대방을 불안한 지위에 놓이게 한다.

이외에도 계약 당사자의 무능력을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 사유는

계약 행위에 대한 충분한 인지를 할 수 없는 인지능력을 가진 자도 여기에 해당한다.

거래가 너무 쉽게, 상대방이 호락호락하다면 안도하기 보다, 상대방의 계약 체결 능력에 대해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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